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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여야 성공' 인식 갈수록 심화

동그라미 재단 2016.06.01

중앙일보 2016-05-31/

‘금수저여야 성공’ 인식 갈수록 심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비영리 공익법인 동그라미재단(이사장 성광제)이 최근 실시한 ‘기회불평등에 대한 경험과 인식 조사’ 결과 개인의 노력을 통한 성취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그라미재단과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기회불평등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는 전국 만 16세에서 만 74세까지의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5일까지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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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우리 사회는 집안 등 사회경제적 배경이 개인의 노력보다 성공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73.8%로 나타났다. 이는 동그라미재단이 지난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65.7%)에 비해 심화된 수치다.

“우리 사회는 개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지난해 조사결과인 23.6%보다 줄어든 16.1%에 그쳐 대다수의 국민이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노력을 통한 성공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 고위층의 부와 명예, 사회적 지위 등 사회경제적 성취는 전적으로 자신들의 노력에 의한 결과다”라는 항목에는 70.1%의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이 역시 지난해(58.8%)보다 부정적 의견이 심화된 결과를 보여줬다.

개인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도 1순위로 ‘사회적 인맥'(4.34점/5점 척도 기준)을 꼽았으며, ‘부모의 경제 수준'(4.31점)과 ‘본인의 열정과 노력'(4.24점)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세대, 성별, 인종 등 귀속집단에 대한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우리 사회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이런 인식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심해졌다. 전체 응답자의 62.1%가 “우리 사회가 공평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연령별로는 50대 58.9%, 40대 60.6%, 30대 66.2%, 20대 69.1%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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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및 불이익 경험에 대한 질문에는 ‘나이’ 때문에 차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25.7%로 가장 높았고, ‘학력(학벌)’이 24.7%, ‘성별’이 13.5%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40대 이상 중 장년층은 모두 ‘나이’ 때문에 차별을 경험한 적이 가장 많다고 응답했다.

분야별 기회 불평등에 대한 항목에서는 ‘취업/승진’에 있어서의 기회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는 응답이 7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사회적 관계'(67.9%)와 ‘교육'(60.0%) 분야에 있어서의 기회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많았고, ‘문화'(40.0%), ‘정보'(38.1%), ‘건강/의료'(35.0%) 분야에 대한 기회 불평등 심각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외에 ‘수명에도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3.7%가 동의한다고 답해 소득 수준과 건강, 수명의 상관관계가 긴밀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그라미재단 성광제 이사장은 “이번 설문을 통해 개인의 열정과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고 인맥이나 집안 등 배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식이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그라미재단은 이번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생애주기별 기회불평등 경험과 인식 조사’에 대한 연구결과를 오는 6월 15일 오전 9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