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NEWS

언론보도

[더 나은 미래] 전화 한 통으로 허문… 19개 언어 장벽

동그라미 재단 2016.08.19

조선일보 2016-08-16/
※이 기사는 더나은미래와 동그라미재단이 진행한 ‘비영리 리더스쿨 3기’ 취재·보도자료 작성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박지훈 BBB 코리아 캠페인문화사업 팀장의 글을 토대로 취재, 작성되었습니다.

통역 자원봉사 ‘비비비 코리아’

자원봉사자 4000여명 참여 24시간 무료 통역 서비스 제공
10년 이상 장기 봉사자 1000여명 다문화 가정 등 상담 역할까지

지난해 11월 밤 11시 60대 태국인 여성이 한국행 비행기에서 갑작스레 사망했다. 시신 수습과 장례 절차 등이 시급했지만 동승했던 유가족은 공항에서 넋 놓고 눈물만 흘릴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도 태국어가 통하지 않는 데다 한밤중 주한 태국 대사관과도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때 항공사 직원이 바로 연락한 곳은 전화로 통역 자원 봉사를 해주는 비영리 단체 ‘비비비(BBB) 코리아’였다. 곧바로 10년 차 태국어 재능 봉사자인 김형규(51)씨가 연결됐다. 그는 직원에게 항공사 매뉴얼을 설명 들은 뒤, 유가족에게 앞으로 절차와 해야 할 일들을 상세히 통역했다. 김씨는 “자국어로 위로와 도움을 받자 유가족이 마치 지인을 만난 듯 참고 있던 슬픔들을 쏟아내며 울어 함께 마음이 착잡해졌다”고 당시를 기억하며 말했다. “통역은 단순히 언어만 전달하는 것이 아녜요. 미묘한 말 한마디로 오해가 풀리기도 하고 마음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렇게 언어 장벽을 넘어 문화 차이를 줄여나가는 게 BBB 코리아죠.”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비비비 코리아는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BBB 데이 캠페인’을 진행, 내외국인에게 단체 및 통역 서비스 이용 방법을 알렸다. / 비비비 코리아

◇19개 언어 24시간 통역 지원… 수만명 재능 기부자 힘

BBB 코리아는 2004년 설립돼 현재 영어·일본어·중국어는 물론 인도네시아어·몽골어 등 총 19개 언어를 365일 24시간 무료로 통역해준다. 이용도 대표번호(1588-5644)로 전화하거나 ‘BBB 통역’ 앱을 실행해 필요한 언어를 선택만 하면 즉시 통역자에게 연결돼 간편하다. 덕분에 해마다 이용자가 증가, 지난해에는 8만건의 통역이 이뤄졌다.

이 서비스를 이끌어가는 건 자원봉사자 4000여명이다. 모두 3단계 선발 과정을 통과한 ‘통역 능력자’다. ’24시간 전화 통역 봉사를 하겠다’는 서약서에 동의(부득이한 경우, 순차적으로 다음 통역 봉사자에게 연결)한 이들은 실전과 동일한 테스트를 받는다. 불시에 전화 연결은 물론, 실사례로 상황극을 이어가면 전문가들이 발음의 정확성·유창성 및 태도 등을 평가한다. 이후에도 온라인으로 약 1시간의 자원봉사자 교육을 이수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