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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공정한 출발선`

동그라미 재단 2016.02.18

디지털 타임스 22면 2016-02-18 /

 

[발언대] `공정한 출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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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그라미재단이 실시한 기회 불평등 관련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성공하기 위해 개인의 노력보다 부모의 재력, 인맥과 같은 배경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가히 모두에게 공평한 출발선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하는 시대적 과업임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그렇다면 기회가 공평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지향하며 어떤 기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시대마다 사회마다 다르다. 따라서 기회가 공평한 사회를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이 현재 어떤 사회적 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한편에서는 일등 제일주의와 승자독식의 경쟁구조 속에서 사회에서 정해놓은 획일화된 좁은 목표를 향해 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점점 더 팍팍해지는 사회경제 구조 속에서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삶의 모습 이면에는 지나친 비교와 경쟁의식, 물질만능주의,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가 있다. 지나친 비교와 경쟁의식, 물질만능주의는 삶의 목표와 성공의 의미를 좁히고, 이런 좁은 성공의 틀 안에서 모두가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치열하게 경쟁하게 만들었다.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는 삶의 안전망을 약화시키고 새로운 도전과 실패에 대한 대가를 높여 개인이 자신의 꿈과 자아실현을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여력을 빼앗아 버렸다.

최근 나만의 꿈 찾기, 다양한 진로 탐색교육과 같은 자기만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 위한 시도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궤도를 벗어난 삶의 방식과 도전에 대한 대가가 크고, 삶의 안전 망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사회 구조 속에서는 그 실효성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단순한 생존의 기회를 넘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삶을 위한 진정한 기회는 성실하게 땀 흘리면 누구나 존중 받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기반으로 한다. 아울러 성공의 개념과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정의를 넓혀 기회의 양과 범위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나친 경쟁 구도 속에 스펙 쌓기 수단으로 전락한 교육을 개인의 잠재력과 재능을 발견하고,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진정한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안정적인 사회 경제적 여건과 삶의 목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허용, 이것이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이끄는 두 축이다.

 

 

김현진 동그라미재단 연구사업팀장